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.
왜 그런 멍청한 짓을 하는 걸까요?
뻔한 일인데...
그냥 다들 그렇게 무난하게 잘 처리해 내는데
나는,
도대체 왜
쓸데없이 긴장을 하고..
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..
말은 더듬고..
그러는 걸까요..
매년 초에 그렇게 여러 사람들 앞에서
발언을 해야 하는 자리가 있습니다.
하는 일의 일부라 늘 겪었습니다.
지난 3년간은 코로나로 인해
그런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습니다.
너무 좋았습니다.
굳이 안 해도 되는 긴장을 안 해서 좋고,
굳이 뻔한 말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포장하며
말하지 않아도 되어서 너무 좋았습니다.
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친구들 앞에 나가 발언하는 걸 좋아했는데..
별 말 안 해도 애들이 빵빵 터졌는데..
이상하게 세월이 흘러 지금의 나는..
그런 자리가 너무 불편합니다.
이유가 뭘까 생각을 깊이 해보는데요..
잘 모르겠습니다.
잘은 모르겠는데..
어린 시절의 나는..
친구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잘도 떠들던 나는..
나 스스로와의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은 분명합니다.
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았어요.
항상 나를 살폈고,
더 나은 나를 위해 스스로를 만들어가려고 노력을 했습니다.
공부도 마찬가지로요..
하루의 계획이 뚜렷했고,
그 계획을 다 해내고 나면
신나게 놀 줄도 알았습니다.
고민도 있었지요.
여러 고민들에 아파하고 힘들어하면서도
스스로를 잘 위로해 가며,
이겨내는 방법도 찾아내며,
그렇게 성장하는 스스로를 바라보며
뿌듯하고 보람됨을 자주 느꼈습니다.
나 스스로에게 자신이 넘쳤습니다.
늘 당당하고
주어진 하루하루가 항상 즐거웠습니다.
그런데.
지금을 돌아보면.
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.
나의 의지대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
계획하여 하루를 보내기보다는
눈 뜨고 일어나면
내가 해야 하는 일들에 쌓여있고,
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치우기 바쁘기만 합니다.
나를 위한, 나 스스로와의 오붓한 시간은 없습니다.
그저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의 일들을 해내기 바쁜..
쫓기는 듯한 이런 시간들이 쌓여...
겉으로는 어른이지만..
속이 텅 비어있는 나이만 실컷 잡숴버린 어른..
나 스스로는 속이 텅 빈 그냥 어른일 뿐인
나 자신을 알고 있으니..
남들에게 들켜버릴까 봐
자꾸 숨고 싶은 모양입니다.
그래서 나를 드러내야 하는 그런 자리들이
불편하고 어려운 모양입니다.
헐..
지금의 두뇌 상태로 20년 전의 몸으로 돌아간다면,
얼마나 좋을까.
겁나 멋지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.
뭐..
하나마나한 생각이죠.
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,
지금의 주어진 의무들과 역할들로부터
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니.
바꿀 수 있는 건,
나 스스로에 대한, 내 하루에 대한
나의 자세, 나의 태도, 바른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.
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,
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..
아침에 눈 떠 아무런 생각 없이 시작되는 하루에
질질 끌려다니지 말고,
생각이라는 걸 통해 하루를 계획하는 자세와
계획한 일들을 해내려고 노력하는 태도.
그리고 결국에는 잘 해낼 거라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의 마음가짐은
지쳐있는 나 스스로에게 큰 힘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.
알고 있는 걸 실천하면 됩니다.
그냥 그렇게
어떤 날은 못난이이고
어느 날은 제법 멋진 때도 있습니다.
그 어느 것도 나라는 걸 인정하고,
자책하고 비난할 시간에,
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미래를 위한 긍정의
다짐으로 스스로를 단련하고 쌓아가자고요.
그날,
그 여러 사람들 앞에서 뻔한 말을 했어야 하는 그 자리.
어차피 했어야하는 일이었습니다.
코로나 떄가 좋았는데, 이런 걸 도대체 왜 하는 거냐라는
불평의 자세가 아닌..
늘 해왔던 일,
그냥 멋지게 멘트 하나 짜서 자신있게 날려줬으면,
그 시간을 두고 후회하고, 자책하는 지금과 같은
시간들은 없었겠지요..
그 시간으로는 다시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.
그러니 후회없이 그 시간을 보내도록
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태도를 지녀야겠습니다.
그저, 그렇게 파이팅 합시다!!
여태까지 애써온 나에게 고맙다 말해주고,
앞으로도 잘 싸워갈 나를 위해
파이팅 해줍니다!!!!
우리 모두
겁나게 파이팅입니다!!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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